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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학생건강검진 문제 많다 (상) 실태와 허점

  • 경남신문
  • 2012-05-03
  • 조회수 988

기획- 학생건강검진 문제 많다 (상) 실태와 허점
혈액검사로 여러 질병 진단 ‘무리’
기본 검사항목 중 질병 찾는 검사는 병리검사뿐
지정병원 너무 적어 쏠림현상 ‘부실 검진’ 우려도
 
2012-05-03
 

 
 
◇ 학생건강검진 검사항목 및 비용  
  (금액단위 : 원)
구  분 초등학교 중학교 고교 1학년
1학년 4학년 1학년
근·골격 및 척추 6,710 6,710 6,710 6,710
시력
색각
청력
귓병
콧병
목병
피부병
구강 치아
상태
5,950 5,950 5,950 5,950
구강
상태
기관능력 기본 기본 기본 기본
병리
검사 등
소변 940 940 940 940
혈액        
혈액형 1,960      
결핵     6,750 6,750
간염     2,450  
혈압 기본포함 기본포함 기본포함 기본포함
금액합계 15,560 13,600 22,800 20,350


학생건강검진은 2006년 6월 1일 처음 도입된 제도이다. 이전에는 학생들의 신체검사만 진행됐으나, 학교와 가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질병이나 신체이상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도입 당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아 2009년 5월 22일 학교건강검진 규칙을 일부 개정해 보완했다. 하지만 현행 학생건강검진 제도에 대한 문제점은 여전하다. 학생건강검진의 문제점, 피해와 대책을 3차례에 걸쳐 진단한다.

◆학생건강검진 어떻게 이뤄지나= 김해에 있는 생명나눔재단은 2일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 551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발표했다. 검진 1·2차 소변검사에서 92명이 이상증상을 나타냈다. 그러나 학교에서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같은 질병이 발견되지 않아 허점을 드러냈다.(본지 2일자 1면 보도)

2006년부터 시작된 학생건강검진은 초등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지난해 경남에서는 대상자 15만5186명 중 15만4661명(검진율 99.7%)이 검진을 받았다. 이전에는 병원에서 의료진을 학교로 파견해 검진했지만 문제가 많아 학생들이 지정된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고 있다. 검진기간은 1년이다. 검사항목은 크게 9가지이며, 세부적으로 17가지로 구성된다.

통상 1개 학교당 2개 이상의 병원을 지정한다.

◆1개 샘플로 여러 질병 검진 무리= 학생건강검진의 검사항목에 따른 비용(의료수가)은 일반 건강검진과 동일하게 보건복지부에서 일괄적으로 정한다.

부실검진의 가장 큰 문제는 검사항목에 있다. 현재 검사항목 9가지 중 질병을 찾아내는 검사는 병리검사뿐이다. 병리검사는 소변, 혈액, 혈액형, 결핵, 간염, 혈압으로 이뤄진다. 혈액검사에서 당뇨질환, 고지혈증, 빈혈증(여학생만 해당)을 비롯, 간암 질병을 알 수 있는 AST·ALT(간장질환), B형간염 여부 등을 한꺼번에 찾아야 한다. 병원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간암은 혈액만으로는 정확한 판독이 어렵고 MRI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생명나눔재단 검사 결과에서도 학교 건강검진에서 이상증상이 없었던 1명이 간암 판정을 받고 1차 절제수술을 했다.

창원지역 한 병원 관계자는 “혈액 하나로 암 검사까지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학생건강검진은 기본적인 검사항목을 정해 놓고 다양한 질병을 찾아내라고 요구하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또 “교육부에서 예산을 정해 놓고 검사항목을 맞추다 보니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며 제도 개선을 주장했다.

◆일부 병원에 학생 쏠림= 병원마다 참여를 꺼리는 것도 문제다. 성인과 같은 의료수가를 정해 놨지만 검사항목이 기본적이어서 병원 수익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17가지 항목을 검사하는 데 책정된 평균 의료수가는 초등학교 1학년 1만5560원, 4학년 1만3600원(비만 학생은 1만9500원), 중학교 1학년 2만2800원(비만 2만8700원), 고교 1학년 남학생 2만350원(비만 2만6250원), 여학생 2만1510원(비만 2만7410원)이다.

김해지역 병원 관계자는 “검사항목에 대한 비용은 일반인과 같을지 모르지만 투입되는 의료진과 시간을 고려할 때 학생건강검진은 수익성이 없다”며 “일반 환자를 돌보는 것이 몇 배의 수익을 낼 수 있어 병원에서 웬만하면 참여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참여 병원이 적다 보니 방학과 주말(토요일)에는 일부 병원에 집중적으로 학생들이 쏠려 부실 검진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교육기관, 건강검진 효과 분석 외면= 경남도교육청은 지난해 학생건강검진 비용으로 34억2993만3000원을 투입했다. 학생건강검진 제도의 효과는 통계를 통해 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도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질병 적발 건수 등 건강검진 결과를 취합한 자료는 전무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질병 유무는 개인 신상에 관한 것이어서 검진 결과는 각 가정으로 우편발송되기 때문에 도내 전체적 질병 발견 건수는 취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생명나눔재단 관계자는 “이 제도는 질병이나 신체이상을 조기 발견하고 예방하는 것”이라면서 “본래 목적에 맞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김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