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생명나눔재단 조사결과 곳곳 허점 심각한 질환 놓쳐 병 키워 발견하는 꼴 검사방식 개선·항목 확대 여론 커져
초등학생 김 모(12) 양은 지난해 3월 학교 학생건강검사에서 별다른 건강상의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같은 해 8월 김해생명나눔재단의 기초건강 실태조사에서 간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 양은 지난 두 달 동안 간 절제 수술을 한 뒤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김 양의 어머니는 "간암을 조금만 더 일찍 발견했더라도 상태가 지금보다는 나았을 것"이라며 "'이상이 없다'는 학교건강검사를 믿은 게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의 질병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각 학교들이 실시하는 학생건강검사에서 허점이 드러났다. 일부 학생들한테서 학생건강검사 시 발견되지 않았던 이상 징후가 외부 건강 실태조사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김해생명나눔재단(이사장 안진공)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김해지역 아동센터 이용 어린이 551명을 대상으로 기초건강 실태조사를 했다. 그 결과 551명 중 92명(16.6%)이 2차 소변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보였고, 이 가운데 42명은 약물치료를 받았다. 이번 실태조사는 1~2차 소변검사, 3차 혈액검사, 4차 초음파검사 순으로 진행됐다. 혈액검사에서도 검사자 86명 중 절반 가량인 40명(46.51%)이 갑상선 이상 증세를 보였다. 검사 결과는 이상 소견이었지만 명확하게 병명을 규명하지 못한 어린이도 38명에 달했다. 문제는 2~4차 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보인 어린이 92명은 이보다 앞서 실시된 학생건강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 학생건강검사의 신뢰도를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현행 검사방식인 육안 소변검사가 개선돼야 하고, 검사항목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해생명나눔재단 관계자는 "질병으로 인한 가정과 사회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생건강검사가 제도화돼 있지만 이번 조사 결과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게 확인됐다"며 "특히 발병 위험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노출돼 있는 빈곤 계층 어린이들에 대한 정기적인 검진과 의료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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